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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시립도서관 제대로 새로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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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8-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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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기능이 과거 도서 대출이라는 단조로움에서 벗어난 지는 오래됐다. 복합문화센터로서의 기능과 심지어는 박물관의 기능도 일부분 담당한다. 그러므로 한 도시의 도서관은 그 도시의 문화수준의 척도이며 역사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서양의 문화 선진국들이 보유한 도서관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새로 생겨나는 도서관들은 이 같은 도서관의 기능을 대폭 수용해 마련된다.

  경주의 시립도서관은 그런 면에서 매우 낙후됐다. 좁고 오래된 건물로 버텨온 시립도서관은 이제 한계에 왔다. 도서관 나름대로 현대적 기능을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하드웨어가 워낙 낡아 다 담아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화역사도시를 자부하는 경주가 도서관을 새로 짓겠다는 구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경주에서 처음 도서관이 생긴 것은 1953년의 읍립도서관이다. 그러다가 지금의 장소와 모양새로 지어진 것은 1989년의 일이다. 30년이 지났다. 지하 1층, 지하 2층, 별관 1층 규모의 시립도서관은 대지면적 8378㎡, 연면적 3673㎡다. 작아도 너무 작다. 여기에 송화, 중앙, 칠평, 감포, 단석, 작은도서관 등의 도서관이 있다지만 시립도서관 본관치고는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문화강좌실의 경우 126㎡에 46개 좌석이 확보돼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더구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전시전용 공간 하나 없다.

  이러고도 문화역사도시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도시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면서도 문화시설에 인색한 것은 도대체 무슨 연유인지 묻고 싶다. 구색만 갖췄다고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미술관도 없고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공연할 수 있을 만한 만족스러운 공연장 시설도 없는 현실을 벗어나지 않으면 국제적인 관광도시라는 꿈을 완성하지 못한다.

  관광산업이 융성해지려면 당연히 문화와 예술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그것이 부실하면 사람들은 금방 질려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에 문화적 인프라가 얼마나 탄탄한지 반추해 보면 금방 대답이 나온다. 그 중 가장 시급하게 갖춰야 할 것이 반듯한 규모와 시설의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시민의 정신적 자산이다. 얼마나 반듯한 도서관을 가지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 도서관에서 이뤄지는 각종 문화 학술행사로 시민들은 성숙해지는 것이다. 낡고 좁은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경주가 더 큰 도시로 성장하려면 당장 도서관부터 제대로 지어야 한다. 하지만 역대 단체장 누구도 이 시대적 숙제를 해치울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할 일이 아니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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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